오해, 편견 그리고 불평

2019. 7. 19. 00:14일상의 생각

7/16 (화) 저녁 모 유명 영화감독의 특강이 있었다. 6시부터 시작인데 첫 1시간은 이 행사를 후원하는 통신업체의 홍보시연과 간식 (커피, 쿠키, 빵) 시간이었고 7시부터 그 영화감독의 강연이었다. 주최측 웹싸이트와 행사장에서 나눠주는 팜플렛에도 그렇게 안내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주최측에서 6시 20분경 자리에 착석해 달라고 하고 그때부터 그 통신사 홍보영상과 신규 상품 선전영상이 나오고 주최하는 기관의 안내 영상도 상영하고 있었다. 그러다 6시 40분쯤 되니 진행자가 나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퀴즈도 내며 소위 바람을 잡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참석자중 한명이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거 보쇼, 지금 뭐하자는거요? 도대체 한 사간 가까이 사람을 앉혀놓고 이게 뭐요?"
"아, 네. 설명드린 대로 1부는 저희 업체 신규상품 홍보시연과 4층에 가시면 커피와 다과..."
"아, 글쎄 4층 갔다왔어요, 그게 문제가 아니라!!!"

화를 내시는 이 분은 상대가 대답을 하며 상황을 설명하는 도중에 이미 본인이 하려고 정해둔  말을 마구 쏟아냈고 화가 잔뜩 나 있었다. 후원업체든 주최기관이든 누군가 책임지고 정중히 죄송하다는 말을 해 주기만을 원하는 것 같았다. 사회자도 나름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당초 계획이 그렇다고 잘 설명해 줬지만 그분은 자신이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속된 말로 이미 빈정이 상했고 수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근엄하게 화를 낸 터라 철회할 수 없어 보였다.

자신의 오해를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인정하기 싫은 닫힌 마음이 결국은 정확한 팩트를 무시하는 편견과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불통으로 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상황은 결국 시간이 지나 영화감독의 강연이 시작되면서 진정이  되었고 나중에 보니 이 분도 강연도중 영화감독의 재밌는 이야기에 웃고 있었다^^

이날 이 상황에서 내 모습을 보았다. 나 혼자 잘못 이해하고 혼자 열받아 흥분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의 분함과 억울함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계속 인상쓰며 주변 분위기 험악하게 만들기 일쑤였다. 특히 내가 제일 사랑하고 아끼는 내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이 분을 보면서 다시 한번 나의 못남을 깨닫고 그러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 강연도 재미있고 훌륭한 가르침이 있었지만 그날의 가장 큰 소득은 그 화난 분을 통해 나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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